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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수나일요일 2시

"이케르, 이케르!" 세 번의 선방이 베르나베우를 뒤흔들다

Cigano 2013.10.03 14:07 조회 6,725 추천 21

10월 2일 저녁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는 여러 반가운 얼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수술 이후 4개월 가까이 회복 기간을 거친 라파엘 바란이 돌아왔고, 마르셀루 역시 부상에서 돌아왔으며, 헤세 로드리게스는 챔피언스리그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팬들이 누구보다 기다리던 선수는 바로 이케르 카시야스였다.

지난 1월 불의의 충돌로 왼손에 골절상을 입은 카시야스는 수술 이후 3개월 가량 회복 기간을 거쳐야 했다. 그러나 그가 돌아온 자리에는 디에고 로페스가 버티고 있었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카시야스에게 기회는 돌아오지 않았다. 감독이 바뀐 후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대다수의 예상과는 달리 카시야스 대신 여전히 디에고 로페스를 택했다. 리가에서는 디에고 로페스를, 챔피언스리그와 코파에서는 카시야스를 기용하겠다는 전술적 판단이었다.


광자

힘든 시간을 보내던 카시야스는 드디어 기회를 맞았다.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1차전 갈라타사라이전에서 드디어 공식전에 복귀한 것이다. 한동안 어두웠던 카시야스의 표정이 오랜만에 밝아졌다. 컨디션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경기 초반 갈라타사라이의 기습적인 중거리 슛을 막아내며 여전한 감각을 과시했다. 그러나 여전히 불운이 카시야스의 발목을 잡았다.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세르히오 라모스와 부딪친 카시야스는 몸통 쪽에 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카시야스는 붕대까지 감아가며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통증을 이기지 못하고 교체아웃되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카시야스의 부상은 경미한 수준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2주의 회복 기간을 거친 카시야스는 마침내 코펜하겐전에 선발로 출장했다. 무려 8개월만에 치른 베르나베우의 공식전 복귀였다. 비록 공중볼 처리에서 한 차례 불안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안정감 있게 수비진을 지휘하며 경기 내내 무실점을 이끌었다. 그렇지 않아도 전력차가 심했던 코펜하겐은 레알 마드리드의 골문 근처조차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디 마리아가 팀의 4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사실상 경기는 끝난 것이나 다름없게 되었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의 집중력과 긴장이 풀어졌을 무렵, 코펜하겐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수비진의 집중력이 순간적으로 흐트러지면서 옵사이드 트랩이 무너졌고, 완벽한 일대일 찬스를 허용했다. 모두가 코펜하겐의 골이라고 생각한 순간이었으나 카시야스는 막아냈다. 패스가 이어진 순간 완벽하게 거리를 좁히며 슈팅 각도를 없앤 것이다. 


El retorno del Santo

카시야스의 선방 쇼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곧바로 이어진 코너킥 찬스에서도 카시야스는 구석으로 들어가는 헤딩 슛을 완벽하게 막아냈고, 두 번째 코너킥 상황에서도 채 1m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시도한 슈팅을 막아냈다. 겨우 45초 남짓한 순간 동안 이어진 세 번의 실점 위기를 모두 완벽하게 막아낸 것이다. 2002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경기 종료 직전 선방 쇼를 연상시키는 순간이었다. 이케르의 이름을 연호하는 베르나베우 팬들의 함성이 경기장을 뒤흔들었다.

무려 8개월 가까운 시간 동안 공식전에 출장하지 못한 카시야스를 괴롭힌 것은 출장 시간만이 아니었다. 이탈리아와 카탈루냐 언론은 스페인 대표팀 주전인 카시야스가 소속팀에서는 벤치를 지키는 상황으로 인해 밀란으로 떠나길 원한다는 보도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늘 경기의 주인공은 2골을 넣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디 마리아도 아닌 이케르 카시야스였다. 오늘의 주인공인 카시야스는 자신을 둘러싼 기자들 앞에서 자신의 거취를 한 마디로 정리했다.



"오랫동안 경기에 뛰지 못하면 팀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앞으로도 계속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하는 것을 꿈꾸고 생각하고 있다. 내 머리와 가슴이 레알 마드리드를 원하는 그날까지. (Mi idea y mi ilusion es estar aqui hasta que mi cabeza y mi cuerpo me lo permi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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